신조어 가이드 · SlangKorea 편집부 · 2026.06.23

직장인 신조어: 월급루팡·퇴사각·번아웃

월급루팡·사축·갑질·퇴사각·번아웃·커터칼퇴근까지, 회사 생활을 압축한 직장인 신조어를 정리했습니다.

직장인 신조어에는 회사 생활의 피로와 자조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일은 해야 하지만 갈려나가긴 싫은 마음, 정시에 퇴근하고 싶은 마음, 번아웃 직전의 마음이 한 단어씩 압축돼 있습니다.

일 안 하고 버티기: 월급루팡

월급루팡(줄여서 루팡)은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을 "훔치듯" 받아 간다는 자조 섞인 말입니다. 일이 없는 날 모니터만 켜두고 시간을 보내는 자신을 가리키기도 하고, 진짜 농땡이 치는 동료를 비꼴 때도 씁니다.

갈려나가는 나: 사축과 갑질

회사에 길러지는 가축 같다는 뜻의 사축은 야근과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자기비하입니다. 여기에 상사나 거래처의 부당한 갑질이 더해지면 퇴사 욕구가 치솟습니다. 그렇게 "오늘 그만둘까" 싶은 순간이 바로 퇴사각입니다.

정시 퇴근의 미학: 칼퇴와 커터칼퇴근

정시에 칼같이 퇴근하는 게 칼퇴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종이 자르는 커터칼처럼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정각에 칼같이 일어나는 걸 강조한 말이 커터칼퇴근입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에서 정시 퇴근은 더 이상 눈치 볼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지쳐버린 마음: 번아웃

모든 에너지를 소진해 의욕이 사라진 상태가 번아웃입니다. 한때 열정페이로 갈아 넣던 사람일수록 크게 옵니다. 그래서 본업 외 수입을 만드는 N잡러, 직장을 다니며 다음을 준비하는 퇴준생처럼 "회사 하나에 인생을 걸지 않겠다"는 단어들이 함께 늘고 있습니다.

설문: 2008년 직장인 조사에서 지금까지

직장인 신조어의 역사는 생각보다 깁니다. 2008년 1월 경향신문이 전한 취업사이트 사람인의 설문에서 직장인 855명 중 73.5%가 대화 중 신조어를 못 알아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디시인사이드에서 뽑힌 2007년 인기 인터넷 용어 목록을 보여 주자 직장인들이 모르는 말 첫자리로 꼽은 것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를 줄인 솔까말이었고, 지금은 두 글자 솔까로 더 줄어 쓰입니다. 요즘 사무실의 답답함은 다른 단어가 받습니다. 2021년 YTN 라디오 대담에서 고려대 신지영 교수는 고답이를 두고, 고구마 100개를 물 없이 먹은 것 같다는 상황의 표현이 그 답답함을 유발하는 사람에게 옮겨 붙은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도 어원 순서를 단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지시를 압축한 말로는 알잘딱깔센이 있습니다. 2023년 3월 한국일보 기사에서 뤼튼테크놀로지스 이세영 대표는 GPT4를 시험해 보니 알잘딱깔센 같은 한국어 유행어를 알아차리는 능력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습니다. 교실의 문해력 취재에 이어 인공지능 검증에까지 불려 나온 말입니다.

  • 버티기: 월급루팡(루팡)
  • 자기비하: 사축, 갑질, 열정페이
  • 퇴근: 칼퇴, 커터칼퇴근, 워라밸
  • 탈출 준비: 퇴사각, 번아웃, N잡러, 퇴준생
  • 설문: 2008년 조사에서 직장인 73.5%가 신조어 불통 경험 — 모르는 말 첫자리는 솔까말

이 단어들은 웃기지만 동시에 현실입니다. 자조로 넘기되, 진짜 번아웃이 왔다면 퇴사각을 진지하게 재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글에서 다룬 단어